삶속의 작은 기적
사진1. 수양회 가는 길은 언제나 정겹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부활절 수양회에 빨리가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랜된 차량임에도 악셀에 자꾸 힘이 들어간다. 르망 외곽 고속도로를 지날 즈음 우리 차 앞에 아우디 차량이 약 125km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추월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젖먹던 힘을 내서 제한속도 130 km로 힘겹게 추월에 성공. 왠지 차가 아직 쓸만한 것 같아 뿌듯하다. 사업용으로 쓰는 낡은 소형화물차지만 수양회때면 음향장비 스피커 등 기자재를 싣고 역사에 쓰임을 받으니 기특하기 그지없다.
이내 속도를 약간 줄이고 숨고르기를 하고 달리니 다른 차들이 금새 추월을 하였는데 차량 한대가 내 옆을 비슷한 속도를 달리며 타이어쪽을 가리키며 손짓을 한다. 순간 불길한 느낌이 스친다. 설마 이어 펑크인가 바람이 좀 빠졌길 바라면서 속도를 더 줄이고 조금 달리니 휴게소가 나와서 일단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왠 걸. 왼쪽 앞바퀴가 완전히 주저 앉아 있었다. 타이어에 손을 대니 너무 뜨거워서 데일 뻔했다. 고속주행시 타이어 펑크가 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이런 거구나. 펑 소리도 안들렸고 차가 흔들리지도 않아서 하마터면 모르고 그냥 달렸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타이어를 갈려고 보니 예비 타이어는 차량 밑에 달려 있어서 알겠는데 타이어 교체에 필요한 연장을 찾을 길이 없다. 차량 뒤쪽 아래 모두 찾아 보아도 보이지가 않는다. 장거리 이동시에는 안전점검을 꼼꼼히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수양회 메시지 준비에 신경쓰느라 사전에 공기압 점검이나 비상도구 확인을 하지 못했다.
사진2. 수양회 가는 길 때로는 산넘고 물을 건넌다.
할 수 없이 연장을 빌려야 했다. 마침 한대의 차량이 들어선다. 영국인이다. 한참 말을 많이 하더니 결론은 거절한다는 얘기. 다른 한대의 차량이 들어선다. 프랑스인이다. 별말없이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휴게소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멀리 한 쪽 구석에 트럭운전사가 보였지만 높은 운전석 위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순간 문제해결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다들 갈길이 급한 사람들이다. 사실 나도 급하거든요. 시간은 흐르고 순간 기자재를 실은 우리 차량은 견인되고 우리는 밤늦게 도착하여 모두가 반주도 마이크 스피크도 없이 수양회를 하고 있는 악몽이 그려졌다.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이럴 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는데 나이가 좀 있으신 아저씨가 개를 한마리 데리고 걸어가고 있었다. 이분은 휴게소 근처에 사시는 분이셨는데 개데리고 산책을 나온듯 했다. 그분의 도움으로 운전석 뒷자리에 있던 연장을 찾았냈다. 아.. 이 차에 있긴 있었구나. 잘 좀 찾아볼껄… 공구를 이용해서 차를 들어 올리고 예비 타이어로 교체했는데 금새 바람이 빠지더니 다시 타이어가 주저 앉았다. 이런… 펑크난 예비 타이어였던 것이다. 이전 차량 주인이 펑크난 예비타이어를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고 그냥 넘겨주었던 것이었다. 어째 예비 타이어가 너무 낡았다 싶었다.
이젠 타이어를 사와야 한다. 그러나 토요일은 대다수 카센타가 문을 열지 않거나 일찍 닫는다. 그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하여 그분 차량을 타고 근처 카센타를 가보기로 하였다. 세곳의 카센타를 가보았지만 문닫은지 오래다. 할 수 없이 멀리 떨어진 상가로 들어가서 문닫기 1시간여 남짓한 차량용품점에서 들고 간 바퀴에 타이어를 새로 갈아끼웠다. 명을 다한 타이어에 잠시 조의를 표하고.. 헌타이어가 죽으니 새타이어로 다시 태어나는구나. 잠시 이렇게 부활의 의미를 새겨보다가 새타이어를 가지고 다시 휴게소로 돌아왔다. 굴렁쇠 굴리듯 타이어 바퀴를 이날처럼 많이 굴려보기는 처음이다. 기쁨에 겨워 마구 연장을 돌려 차량을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차량을 올리는 연장 나사 고리가 뚝하는 소리와 함께 부러져 버리고 말았다. 내가 이렇게 힘이 셌더냐 ? 말도 안돼 기가 막혔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아저씨는 이런 상황을 지켜 보더니 말했다. 아주 운이 안좋군요. 뭐라고 대답해야 할것 같았다. 아니요. 당신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행운입니다. 사실 이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타이어를 가지고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두시간 가량을 이렇게 얼굴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도와준다는 것은 왠만큼 착한 사람도 할 수없는 일이다.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다시 그분에게 말했다. 당신은 르망의 천사입니다.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 당신같은 분을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은 것이지요. 이 말을 들은 아저씨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내가 아니라 우리 개가 저를 당신 있는 곳으로 데리고 온 거예요. 우리 개를 만난 것이 행운인 거죠. 알고보니 그개는 집을 나간지 3일동안 들어오지 않아서 아저씨가 찾으러 다닌 것이었다. 짧은 털에 작지만 다부지고 고집이 있어보이는 딱 보는 순간 한국의 바둑이를 연상케하는 개였다. 그런데 그 개가 우리 차량 주변을 한참 맴돌고 있었고 마침 아저씨가 자신의 개를 찾아서 돌아가려던 참에 우리를 만난 것이었다. 하나님이 개를 보내신 것인가. 우연이라 할수 없을 정도로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이 느껴졌다. 아저씨는 개를 찾아서 좋았고 우리는 그분을 만나 도움을 얻게 되어 좋았으니 운이 안좋은 것이 아니라 서로가 행운인 셈이다.
사진3. 찬양의 시간은 우리 마음을 하나님께로 집중하게 한다.
결국 그분의 도움을 받아서 우리는 저녁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수양회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다. 오고 가는 길에 아무런 일이 없었다면 오가는 여정길은 특별한 기억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절망적인 순간에 하나님의 도우심과 함께 하심을 체험하였기에 내게는 그 휴게소가 기적의 장소로 남아있다. 돌아놓고 보니 누군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펑크난 줄도 모르고 고속도로에서 타이어에 불이 붙은 채 달릴 뻔한 아주 위험한 상황아닌가. 앞에 휴게소가 없었더라면 펑크난 타이어에 부러진 연장을 들고 고속도로 갓길에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 인생에 어렵고 힘든 순간에는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게 된다. 어쩌면 이러한 때에 하나님의 손길을 더욱 민감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앞뒤좌우가 막혔을 때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없던 길이 생긴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통해서 도우시고 때로 짐승까지도 이용하실 수 있는 분이다. 언제고 다음에 휴게소를 지날 때는 사전에 안전점검을 잘하고 르망의 천사와 바둑이를 꼭 만나봐야 겠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편121 :1-2)
사진4. 부활절 수양회 단체사진 – 한사람 한사람의 믿음이 귀하다
2 thoughts on “삶속의 작은 기적”
험난한 여정을 즐겁게 풀어내시는 센스쟁이 선교사님~ *^^*
진짜 하나님께서 도우셨군요^^♡
아주 오래전 경부고속도로에서
새벽 5시경 아찔한 일로
우린 이미 죽었다 살은 자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