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MBC 9시 뉴스에서 사회에 굉장히 논란이 된 보도가 하나 나옵니다. PC방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 청소년 들이 있었는데, 기자가 몰래 PC방의 전원을 내립니다.그러자 아이들의 반응은 당연히 황당해하고 화를 내는 친구들도 있었고, 간간히 욕설 하는 친구들도 나왔습니다. 이때 기자는 이런 상황을 보고 요약 하기를 “게임이 아이들을 이처럼 폭력적으로 이끈 것이다” 라고 보도합니다. 이 보도가 나간 후에 MBC를 비난하는 수많은 글들이 사이트에 도배가 되고, 곳곳에서 걸려온 비난 전화로 곤욕을 치루게 됩니다. “9시 뉴스 시작하기 전에 전원을 내려봐라” 라는 이야기도 올라오고 과정과 결론의 오류를 지적하는 비난들이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두고두고 엉뚱한 실험과 전혀 관련없는 결론을 내는 일을 두고 이야기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패러디가 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적어도 한가지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있는데, 바로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잡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점입니다. 글을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일단,장기나 바둑, 혹은 알까기 등도 게임으로 불릴 수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 게임이라함은 비디오, 모바일, PC 게임으로 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게임에 대한 시각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 OECD 어느 국가에 가봐도 12시에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고 있으면 강제로 접속을 끊어버리는 나라, 그것이 법제화 되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게임을 사전 심의 하는 국가도 많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사후 심사가 아닌 철저한 사전심사로 많은 해외 게임들이 한국 로컬라이징을 어려워하거나 포기하는 주요한 이유가 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게임에 대해서 규제가 심한 나라로 유명하고, 이는 가장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국가 중에 하나임을 말해줍니다.
이런 환경 속에 살면서, 저 또한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아이의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게임을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고민 많이 했었고 또 지금도 하게 됩니다. 게임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찬,반 의견들은 수많은 논문들이 있습니다. 가령, 게임에 대해서 스위스 Geneva 대학의 인지 과학 교수인 Daphne Bavelier는 TED에서 아주 긍정적인 관점을 공유합니다.
게임이 아이들에게 나쁘다는 사람은 나름대로 나쁜 증거를 가지고 있고, 좋다는 사람은 나름대로 좋은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쟁들을 하는 도중에 이미 게임은 우리 아이들 세대의 삶과 생활에 너무나 깊숙히 들어와 있는 것을 봅니다. 자연히 이 게임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서둘러고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도 다른 부모와 마찬가지로 저희집 아이들이 게임에만 빠져 살아가거나, 게임에 과도한 시간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희 가정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습니다. 즉, 게임에 전혀 손을 못대게 하지는 않습니다. 즉, 선별적으로 좋은 게임을 골라서 게임을 하게 해주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대략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좋은 게임을 통해서 배우는 게 충분히 많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영화도 좋은 영화가 있고 나쁜 영화도 있습니다. 이건 비단 영화 뿐아니라 책도 마찬가지이고, 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게임도 좋은 게임이 있고,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 뻔히 보이는 게임들도 있습니다. 부모가 좋은 게임을 잘 선별해서 아이들에게 접하게 할 수 있다면 그들의 창의성과 지적인 능력의 발달에 아주 좋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더불러 같이 게임을 하면서 서로 협동심도 기르고 부모와 아이간에 커뮤니케이션도 더 좋아진다면 더 좋은 일이겠죠.
둘째는, 아이들 세대에 게임은 이미 그들 사이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끼리 대화 하는 주요한 주제는 공부와 틀린 시험 문제이면 좋겠지만, 그건 부모 마음 같습니다. 아이들의 대화 주제를 들어보면 대부분 그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은 그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입니다. 그들의 문화 속에서 들어가기 위해서, 혹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에 대해서는 오픈된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셋째는, 우리 아이들이 이 게임과 컨텐츠 산업 쪽을 잘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의 미래를 모릅니다. 다만, 우리에게 맡겨주신 아이들이 IT와 컨텐츠 산업 쪽을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그 분야를 활용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멀리 하는 것이 아니라 접할 수 있도록, 그래서 나이 때마다, 성장할 때마다 그때 그때의 추억과 기억이 남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저희 가정에서는 국내 컨텐츠는 거의 받아주지 않습니다. 미국 계정을 만들어서 아예 해외 앱스토어에서 다운을 받고, 영어로된 컨텐츠를 바로 접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통해서 Global한 컨텐츠를 접하고 자라서도 Global한 컨텐츠를 공략하는 시각을 좀 더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꾸준히 그렇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선별적이지만 게임을 허용하게 하면 부모가 아이를 위해 도와주어야 할 포인트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먼저는, 아이가 좋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좋은 게임을 고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임 업계에 근무하는 저 같은 사람도 아이에게 좋은 게임을 고르기란 여간 만만치 않습니다. 게임에도 액션, RPG, Platformer, 퍼즐, 아케이드, FPS등 많은 장르들이 있습니다. 수천원주고 샀다가 플레이 해보고 바로 삭제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에겐 아이들이 하는 게임을 이해하고 할 지켜 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저희 가정에서는 주로 iOS 디바이스인 아이패드를 이용합니다. 아무래도 안드로이드 플랫폼 보다는 iOS 플랫폼이 앱이나 게임 큐레이팅이 더 좋습니다. 앱스토어 Kids 카테고리에서 Editor’s Choice를 받은 게임 위주로 구매를 해서 줍니다. 그리고 특별히 아이들에게 좋아보이는 게임들을 PC판을 깔거나 해서 시켜도 줍니다. 아이들에게 주로 특별히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MineCraft : 3D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교육용으로도 많이 활용되는 게임입니다.
참고로 저희 첫째와 둘째가 이게임을 하고 있는데, 서버를 하나 열어서 같이 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꽤 오랫동안해서 게임 안에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놨습니다. 아래는 저희집 애들이 만든 Minecraft Worl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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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ocaBoca 시리즈 : 스웨덴의 작은 회사에서 만드는 어린이 전용 앱 브랜드인데, 저희 가정은 이 브랜드에서 나온 앱은 모두 구매하였습니다. 앱의 퀄러티도 좋고 게임과 교육 사이에서 서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줍니다.

3. Age of Empires 시리즈 : PC 게임이고 초등학교 3학년은 되어야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중세와 고대 역사들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게임입니다.

4. Monument Vally : 최근에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머리를 쓰면서 푸는 3D 퍼즐 게임입니다.

이 외에도 잘 찾아보면 아이들을 위해 좋은 앱들과 게임들이 제법 있습니다.
두번째로, 아이가 그 게임을 적절히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 이건 저희집도 아직 잘 못푸는 숙제입니다. 대부분은 시간을 정해 놓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하거나, 불시에 게임을 하고 싶다고 때를 쓰면 못하게 누르는 방법을 씁니다. 아이가 게임보다 더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던 아이 스스로 시간이 되면 저희 부부에게 아이패드를 잘 반납하도록 하는 것이 저희 부부의 목표입니다. 아이가 자라서 나중에라도 게임에 빠져서 삶이 완전히 무너지거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 부분을 훈련하고 절제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다면 리스크는 훨씬 줄지 않을까 라는 심정으로 기도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것은 아이들에게 많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나 체력적으로는 아이의 이야기를 눈을 바로 응시하고 잘 들어 준다거나, 같이 공원에 가서 뛰어 놀거나, 몸 싸움을 해주면서 뒹굴어 주거나, 좋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훨씬 유익할 수 있습니다. 사고력적인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책을 읽는 것이 훨씬 적극적인 사고를 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에 보이는 Text에서 생각 속에서 사물과 장면을 만들어야 되고, 그들 관의 관계도 구상해 내야 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책을 읽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것이 한 단계 더 많은 사고를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자기 머리 속에 글로 뱉어질 모든 생각들이 정리되거나, 창조되어 있어야 하니까 말이죠. 그러므로 게임보다는 책을 읽히고, 책을 읽힌 다음에는 글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이들의 사고력을 잘 길러주는 더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절제할 수 있는 자제력과 판단력이 많이 약한 시기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삶에서 정말 중요한 다른 것들이 있다는 것을 항상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과 삶과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고 바른 식견을 가지는 것 말입니다.
게임을 악으로 보고 아이들로부터 단절시키기 보다는 적어도 요즘 우리 아이들 세대를 좀더 긍휼한 마음으로 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옛날 시골 아이들처럼 뛰어놀 넓은 논밭이 있나요?, 그렇게 같이 놀아줄 친구들이 있나요. 다 학원가고 자기 스스로도 학교 갔다 오기 바쁘게 빡빡한 학원 스케쥴과 저녁에는 학교, 학원 숙제에 초등학교 때부터 밤늦게까지 눈알이 빨게 지도록 공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들에게는 전통적인 놀이 즉 육체를 단련하고 지적이고 감성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발달에 많은 도움이되는 그런 놀이를 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 속에서 게임은 가장 쉽게 가장 낮은 비용으로 접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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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궁극적으로 바른 아이, 용기 있는 아이, 믿음이 있는 아이, 사랑이 많은 아이로 우리 아이들이 자리나기를 바라는 마음 어느 부모에게 없겠습니까? 아이들에게 게임보다 더 좋은 것들을 많이 찾는 부모가 되어야 함을 봅니다. 아이의 전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 게임과 앱을 잘 활용해야 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이 시대 다니엘과 같이 구별되고 거룩하면서 실력이 있는 귀한 자녀들을 길러내는 일들을 같이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평안하세요.
One thought on “게임과 우리 아이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